남북이 제주도에서 연 제3차 장관급회담에서 거둔 수확은 장관급 회담을 향후 남북관계 발전의 중심협의체로 정립, 여러 갈래로 진행되는 남북관계를 점검 조정키로 한 점이다.

2차 적십자회담에서 미진했던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토록 합의한 것은 이런 바탕에서다.

경협의 틀을 짜고 경평축구 부활 등을 통해 민간교류 확대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수확이다.

◆ 남북대화 중심협의체 구축 =이번 회담을 통해 장관급회담의 역할과 위상이 분명해졌다.

장관급회담을 향후 남북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중심협의체로 자리매김함으로써 각급 남북대화채널과의 관계를 분명히 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도 장관급회담의 이같은 위상과 역할에 공감했다"며 "쌍방간의 어떤 접촉에 관한 문제도 여기서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십자회담으로 위임했던 이산가족문제를 이번 회담에서 논의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러나 북측은 남측의 거듭된 요구에 마지못해 동의한 것으로 보여 향후 얼마나 적극적인 자세로 나올지 주목된다.

◆ 경제협력 실천기구 구성 =실무적인 사안중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남측은 회담초반부터 남북공동선언을 잘 이행하기 위해 이미 제의한 정치.군사,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분야별 실천기구중 우선 경제위원회라도 조속히 발족, 가동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서는 북측도 원칙적으로 동의해 일찌감치 명칭과 가동시기 등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또 남북간 인적.물적 교류를 안정적으로 추진, 발전시키기 위한 절차 및 기준 등 제도적 장치를 본격 협의하자고 남측은 제의했다.

◆ 민간교류 확대 =경평축구를 부활키로 한 것은 민간교류 확대의 또다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경평축구는 1929년부터 1946년까지 계속됐던 대표적 국내 친선축구대회다.

따라서 양측 축구팀이 매년 서로 오가면서 축구대회를 벌일 경우 남북의 거리감은 더욱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북 학술.문화교류의 지속적 확대를 위해 교수, 대학생, 문화계 인사의 방문단을 상호교환키로 한 것도 민간교류를 크게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제주=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