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7일 경색정국 타개를 위한 영수회담 협상이 결렬된데 대해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음에도 한나라당이 정치공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한나라당은 여당이 중진회담을 앞세워 영수회담을 사실상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영수회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어 개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 민주당 =한나라당이 영수회담 협상을 대구 장외집회의 명분쌓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협상결렬을 대구집회 강행과 당내 등원론을 무마하는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서영훈 대표는 이날 당6역회의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등원조건으로 ''최소한의 성의''를 요구한데 대해 우리당은 상당한 성의를 보였으나 한나라당이 정치공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균환 총무는 "한나라당은 여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내놓고 ''5분 안에 답을 하지 않으면 결렬''이라며 마치 ''항복문서''를 받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면서 "등원론자들을 무마하기 위해 영수회담을 꺼낸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영수회담을 계속 추진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한나라당에 조속히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 한나라당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갖고 29일로 예정된 대구 장외집회를 강행키로 하는 등 영수회담 수용을 위한 대여압박을 가속화했다.

특히 이날 오후 열린 의총에서는 그동안 등원론을 주장하던 일부 의원들도 장외투쟁 강행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 자리에서 이회창 총재는 "꼬인 정국을 빨리 풀기 위해 마지막 수단(영수회담)을 제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영수회담 수용을 지연시키고 있는 청와대와 민주당을 비난했다.

정창화 총무는 전일의 협상 과정을 설명하며 "민주당이 중진회담을 통해 영수회담 절차를 협의하자는 것은 영수회담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한 시간끌기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재창.정태웅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