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김포공항에 도착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 등 북측일행은 12일 제주도를 찾은데 이어 13일에는 포항제철을 시찰하고 경주를 둘러보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북측 일행은 특히 국정원장인 임동원 대통령 특보 등 남측 대표들과의 잇따른 접촉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시기를 포함한 남북간 회담 일정 등도 깊숙이 논의했다.

<>.김용순 비서 일행은 남한 방문 3일째인 13일 군 수송기 편으로 대구에 도착, 승용차로 포항으로 이동해 포항제철을 시찰한 후 경주도 둘러봤다.

김 비서 일행은 포철에서 오찬을 가진 후 곧바로 홍보센터로 자리를 옮겨 13분짜리 홍보영화를 관람했는데 김 비서는 특히 생산자동화와 컴퓨터를 이용한 생산체계, 디지털혁명 등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나 용광로 등 생산현장 투어는 생략했다.

이에 앞서 김 비서 일행은 12일 제주도에서 오후 8시부터 밤 12시를 넘기면서까지 임동원 특보를 비롯한 남측 정부 관계자들과 만찬을 겸한 접촉을 갖고 6.15 공동선언의 이행방안 등을 깊숙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접촉 후 임 특보는 "14일 뭔가 밝힐게 있을 것"이라고 말해 향후 남북문제의 밑그림이 마련됐음을 시사했다.

<>.12일 제주도를 찾은 김용순 비서 일행은 제주시의 민속자연사박물관과 삼성혈, 북제주군 애월읍의 항몽유적지와 한림읍의 분재예술원 등을 참관하고 한라산 1천2백80m 고지를 자동차편으로 둘러본뒤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이날 오전 9시 임동원 특보의 안내를 받아 공군 특별기 편으로 제주공항에 도착한 김 비서는 분단 이후 제주도를 방문한 첫 북한 고위급 인사.

김 비서는 특히 한라산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1박2일의 빠듯한 일정 때문에 당초 한라산 등반이 빠져 있었으나 예정된 여미지 식물원 참관을 취소하고 한라산 관광을 시도했던 것.

북측 대표단은 오후 5시25분께 한라산 1천1백28m 고지에 위치한 영실코스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으나 태풍 ''사오마이''의 영향으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비바람이 몰아쳐 끝내 등산은 하지 못했다.

<>.11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있은 북측의 송이 전달식 직후 조성태 국방장관과 박재경 북한군 총정치국 부총국장(대장)간 면담이 추진됐으나 북측의 완곡한 거절로 성사되지 못했다.

송이 전달식이 끝나자 김종환 국방부 정책보좌관이 북측 박 대장에게 "저희 장관(조성태 장관)이 한 20분만 뵙자고 한다"고 말을 건넸으나 박 대장은 머뭇거리다 "일이 많아서 평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