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지난 1월 창당된 뒤 7개월여만에 지도체제 정비를 완료했다.

총재-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으로 이어지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제로 당지도부의 면모를 일신하고 새출발한 것이다.

우선 이번 경선결과는 당내 역학구도에 적지않은 판도변화를 예고한다.

우선 동교동계의 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경선에서 핵심실세인 한화갑 의원이 대의원지지를 토대로 굳건한 입지를 확보함으로써 경선과정에서 이인제 상임고문을 지원한 권노갑 상임고문과의 동교동계 주도권싸움에서 일단 유리한 위치에 서게됐다.

전당대회를 계기로 세확산경쟁이 가열될 소지도 있다.

국민신당 의원들과 함께 국민회의와 합당,당내 세가 절대 부족한 이인제 상임고문도 상당한 대의원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일단 "뿌리내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차기를 향한 최소한의 발판은 마련한 셈이다.

최고위원단에 차기 주자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포진함에 따라 예비 대선주자간의 뜨거운 물밑경쟁이 본격 점화될 가능성도 높다.

이 과정에서 한화갑 의원계와 이인제-권노갑 고문계의 주도권경쟁이 불거질 개연성도 다분하다.

이번 최고위원단에 소장파 의원이 진입함에 따라 소장파의 목소리가 커지는 등 세대교체바람도 예상된다.

초재선을 중심으로한 소장파의 독자세력화 여부도 관심사로 대두됐다.

이날 구성된 최고위원회는 여러가지 면에서 당의 중추 역할을 맡을게 확실하다.

당 총재가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대변인 등 6역을 임명할때 최고위원회와 협의하도록 돼있는 점이 강화된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9천여명에 달하는 대의원들의 직접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7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이 포함돼 유명무실했던 지도위원회와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동교동계 핵심 실세인 한화갑 의원과 이인제 상임등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당론 결정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지도부는 풀어야할 과제도 적지않다.

집권후반기를 맞은 김대중 대통령의 개혁정책 마무리를 뒷받침하고 정권재창출을 위한 재집권 기반을 만드는게 급선무다.

이를위해 우선 무기력증에서 탈피하는게 지상과제다.

16대 국회 출범후 청와대의 눈치만 살피면서 시종 야당에 끌려다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당이 나름의 강한 지도력을 형성,주도권을 갖고 정국을 능동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윤철상 발언"파문과 정기국회는 그 첫 시험대라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과제는 당내 경선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경선과정에서 한화갑 이인제 의원을 중심으로 편가르기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한 의원측에 김근태 김중권 김기재 후보가,이인제 후보측에 안동선 정대철 의원이 직간접으로 연대해 상대측을 공격하는 등 감정싸움양상까지 표출됐다.

따라서 당화합과 단결을 위해서는 이같은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경선과정에서 당에 대한 변화목소리가 표출됐다는 점에서 이를 얼마만큼 소화해 나갈지도 관심사다.

변화목소리는 결국 당내 민주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