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방문 이틀째를 맞은 남측 방문단은 16일 오전 10시20분부터 각자의 호텔방에서 비공개로 북쪽 가족들과 개별상봉을 가졌다.

이날은 비공개 개별상봉임을 감안, 가족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북측이 배려했다는 후문이다.


<>."잠깐 피한다는게 50년 동안 생이별이라니..."

6.25 전쟁중 월남한 후 반세기를 홀로 보낸 이몽섭(75)씨는 16일 고려호텔 객실에서 그토록 그리던 북측 부인 김숙자(78)씨를 만났으나 먼 하늘만 바라봐야 했다.

인민군의 징집을 피하기 위해 가족을 버린데 대한 죄책감 때문이었다.

딸 도순(55)씨와 아들 송승(50)씨를 키우며 50년 동안 수절해온 부인 김씨도 야속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이씨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어색한 분위기가 계속되자 북에 사는 딸 도순(55)씨가 둘의 사이를 연결시키려 애를 썼지만 세월의 무게를 극복하는 데는 상당 시간이 걸려야 했다.


<>.평양이 고향인 남측의 강성덕(72)씨는 언니 순덕(75)씨와 단체상봉에서 못다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또 남쪽에서 준비해 온 금목걸이 금반지 시계 밍크목도리 등과 함께 언니네 사위들에게 줄 와이셔츠 넥타이 속옷 등도 전달했다.

강씨는 특히 "1.4후퇴 당시 9남매중 유일하게 언니 혼자만 평양에 남겨놓고 내려온데 대해 어머니가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오셨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반드시 순덕이 언니에게 전해 주라고 했다"고 어머니 유품인 ''등거리 털 옷''(털조끼)을 전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아내와 막내를 데리고 피란오면서 당시 15세였던 여동생 선비씨만 두고 왔던 김원찬(77)씨는 "동생이 겁을 내면서 자신도 데려가 달라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여동생에게 부모님의 사진과 자신의 회갑 사진을 보여주면서 내의와 겨울옷을 선물로 건냈다.

또 약품과 시계 스타킹과 함께 돋보기를 두개 가져와 동생 선비씨에게 직접 씌워 주기도.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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