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을 계기로 교통 통신 금융 등 남북간 교류기반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남북한은 이미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방문과 남한 언론사 사장단 방북 등을 통해 이들 분야의 교류폭을 전례없이 넓히고 있는 중이다.


<> 교통 =김 대통령의 방북비행에 이어 북측 고려항공이 남한영공에 진입, 남북 하늘길이 완전히 뚫렸다.

현재는 서해 공해상을 통한 ''ㄷ''자형 항로를 이용하고 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한 언론사 사장단에 "남이나 북이나 기름을 사다 쓰면서 멀리 돌아서 다닐 필요가 있느냐"며 아예 군사분계선 상공을 통한 직선항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판문점을 통한 육로는 이미 정주영 현대 전 명예회장 일행이 "소떼방북"으로 열어놓은 상태다.

앞으로 경의선 철도가 연결되고 개성공단 조성 관광이 본격화되면 육로를 교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대북비료지원과 금강산 관광 등을 통해 바닷길이 열린지는 오래다.

<> 통신 =남북간 통신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남북은 이달초 판문점 남측 지역의 "평화의 집"과 판문점 북측 지역의 "통일각" 사이 1km에 광케이블을 설치, 서울과 평양간 광통신 시대를 열었다.

서울-평양간 광통신망은 전화 3백회선, TV(45Mbps급) 1회선, 데이터 통신(문서.음성.영상) 5회선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남북간 광통신망은 시험운용을 거쳐 이달말부터 본격 가동된다.

남북 당국간회담, 경의선 연결, 사회문화교류 등 급증하는 통신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긴급현안 발생시 연락수단 및 군사직통전화로도 사용될 전망이다.

<> 금융 =이산가족의 대북(對北) 송금이나 경협과 관련된 환거래 계약 등 북한과의 금융분야 협력은 아직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다.

몇몇 시중은행들이 대북관련 금융거래를 시도했지만 북한이 아직까지 금융기관간 협력에 소극적인데다 외환거래법 금융실명제 등 국내법이나 지침 등도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은 개인간 금융거래 추진보다는 우선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및 공단 건설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통해 북한과의 금융거래 서비스분야를 선점하는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물류 =대한통운 현대택배 등 택배업체들도 물류수요 증가에 대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통운은 최근 남북한 물자 교류 사업을 전담하고 효율적인 남북 물자 수송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북 물류팀을 구성했다.

이 팀은 남북한 경의선을 잇는 장단역과 경원선의 월정역을 각각 물류 기지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대택배도 평양사무소 개설을 적극 검토하는 등 대북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현대택배 관계자는 "최근 평양에 있는 현대건설 직원들의 개인화물을 남한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등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간 개인택배사업을 실시했다"며 사업전망을 낙관했다.

김수찬.서화동.박민하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