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 회담에 참석한 양측 대표는 30일 두 차례의 회담과 오찬 및 만찬, 민속박물관 참관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회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양측 수석대표간 덕담도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합의문 최종안을 놓고는 양측 실무진이 밤늦도록 협의하는등 신경전을 펼쳤다.

<>.숙소인 신라호텔에서 전날 밤 10시30분께 잠자리에 든 전금진 수석대표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은 이날 아침 제주도에서 ''특별공수''된 신선한 갈치구이와 미역국 등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오전 10시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남측 박재규 수석대표가 "잘 쉬셨느냐"고 인사를 건네자 북측 전 수석대표는 "지난 밤 용꿈을 꿔서 (회담이) 잘될 것으로 본다"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양측 대표단은 오전 11시36분께 첫 회의를 마친 뒤 낮 12시30분께부터 골프스타 박지은의 부친이 운영하는 강남구 신사동 삼원가든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에는 생갈비 1백20인분과 백세주 20병, 보쌈,야채 등이 나왔다.

전 수석대표는 "회담이 잘돼가고 있어 내일쯤이면 좋은 선물을 민족 앞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오후 2시15분께 삼원가든에서 출발한 양측 대표단은 2시30분께 잠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에 도착, 구석기시대의 유물과 가야철기시대 문화, 석굴암.경복궁 모형 등을 둘러봤다.

북측의 한 수행원은 고구려 건국시기가 BC 27년이라는 박물관측의 설명에 "(북한에서) 유적발굴 등을 통해 학술적으로 검증한 결과 고구려 건국시기는 BC 227년"이라고 주장, 관심을 끌었다.

<>.관람을 마친 양측 대표들은 신라호텔로 돌아와 당초 2차 회담 예정시간이던 오후 4시를 훨씬 넘긴 6시20분부터 회담에 들어갔다.

6시16분께 대기실에 입장한 양측 수석 대표는 또다시''용꿈''을 화제로 얘기를 나눴다.

<>.대표단은 7시42분부터 고건 서울시장이 인터컨티넨탈호텔에 마련한 만찬에도 참석했다.

진귀해산물모듬 바다가재구이 비빔밥 등에 문배주와 안동소주가 곁들여졌으며 테이블 곳곳에서 ''건배'' ''위하여'' ''원샷'' 등이 터져나오는 등 축제분위기였다.

고 시장은 연달아 ''서평주''(서울-평양)와 ''평서주''(평양-서울)를 만들어 돌리는 등 분위기를 주도했다.

<>.남북 장관급 회담의 무대가 된 신라호텔측은 회담 성공을 기원하며 남북한 술을 함께 섞은 칵테일 ''남북화합주''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바텐더 경력 20년째인 호텔내 레인보 바 이정주(44) 과장이 만든 칵테일 남북화합주는 ''백두'' ''금강'' ''한라'' 등 세 종류.

자주색 ''백두'' 칵테일은 북의 들쭉술과 남의 이강주, 머루 주스, 사이다를 배합해 만들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