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15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때 최소 2~3명의 비전향장기수가 북으로 송환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남북적십자회담이 극적으로 타결될 전망이다.

박재규 통일부 장관은 29일 낮 새천년 포럼(이사장 박정수)이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주최한 남북정상회담 오찬 간담회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8.15 이산가족 상봉시 2~3명의 비전향장기수를 우선적으로 보내 줄 것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현재 국내에는 83명의 비전향장기수들이 있으며 이중 40여명이 북으로 가길 원했으나 정상회담 이후 50여명으로 늘었다"면서 "정부는 원하는 비전향장기수에 한해 송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이날 오전10시 금강산호텔에서 속개된 2차 적십자회담에서 북측 최승철 단장이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적십자회담 최대의 암초로 여겨져 왔던 비전향장기수 문제가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와 동시 해결될 전망이다.

당초 이번 적십자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비전향장기수 송환 시점과 관련해 북측의 8월초 선 이행과 남측의 방문단 교환 후 9월초 실현 방안이 맞서 접점을 찾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남북 양측이 서로 한발씩 양보해 8.15 이산가족교환방문때 북한에 가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2~3명의 비전향장기수를 포함시키는 방안에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당국에 의해 북한에 가족이 있는 것으로 공식확인된 사람들은 인민군 출신으로 포로가 됐던 함세환(69),김인서(75),김영태(71) 노인 등 3명이다.

한편 남북 적십자 대표단은 29일 2차회담에서 8.15 이산가족 교환 방문단 규모(남 1백61명,북 1백51명)가운데 이견을 보이고 있는 취재진(남 30명,북 20명) 숫자에 대해서도 본격 절충을 시도했다.

또 남측의 순차 또는 동시교환과 북측의 동시교환 등 방문단의 교환 형식을 비롯,남측의 2박3일 및 북측의 3박4일 등 체류일정에 대해서도 의견 차이의 폭을 좁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