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386이라 불러다오"

정치권에 정치신인인 "386" 세대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면서 여야 각 정당의 실세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60대 중진급들이 내놓은 특별한 주문이다.

기존 386이 30대에 80년대 학번으로 60년대 태생을 의미한다면 "신(新) 386"은 "30년대에 태어나 현재도 팔팔하게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60대"란 뜻이다.

실제 여야에는 잘 나가는 "노장 386"이 많다.

민주당에서는 국회의장 도전에 나선 김영배 조순형 의원이 여기에 해당된다.

안동선 지도위원과 장재식 의원은 최고위원을 향해 뛰고 있다.

유재건 박상규 전 부총재도 신386에 속한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회창 총재가 최선두주자다.

부총재 출사표를 던진 박관용 박희태 김용갑 의원과 재경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박명환 정재문 의원도 이 그룹에 포함된다.

자민련에서는 이한동 총재와 김종호 부총재가 대표 주자다.

''신 386론''은 16대 총선에서 상당수 30대 후반의 당선자가 배출되면서 이들의 역할이 지나치게 강조된데 따른 고참그룹의 상대적 소외감의 반영인 동시에 중진의 역할론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뜻도 담고 있다.

튀는 386 행보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이른바 "고참 역할론"인 셈이다.

한 관계자는 "젊은 세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정치경륜이 많은 중진급을 지나치게 몰아붙여서는 곤란하다"며 "정치가 제대로 되려면 노.장.청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꿔"로만 되지 않는게 정치라는 현실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