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부총재 경선이 지역별 대표주자를 뽑는 ''지역안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의원들이 담합해 해당지역 중진을 부총재로 밀어주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부총재를 2인 연기명으로 선정할수 있는 현 당규가 이런 양상을 부추기는 주요인이다.

지역대표에게 먼저 표를 몰아준 뒤 친소관계에 따라 다른 후보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도 은근히 부총재의 지역안배를 희망하고 있다.

가장 먼저 단일후보를 선출한 곳은 경북으로 이달초 이상득 의원을 부총재 후보로 밀기로 지역출신 의원간에 합의했다.

경기지역 의원들도 지난 9일 의원연찬회에서 별도의 모임을 갖고 목요상 의원을 부총재 후보로 집중 지원키로 했다.

충청지역에선 충북의 신경식 의원과 충남의 유한열 당무위원이 회동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한 끝에 유 당무위원이 부총재, 신 의원이 원내총무에 각각 도전하는 방향으로 교통정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태 하순봉 김용갑 의원 등이 경쟁하고 있는 경남지역 당선자들도 조만간 모임을 갖고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강원 호남지역에선 부총재 경선에 후보를 내기보다는 이회창 총재가 지명하는 임명직 부총재를 기대하고 있다.

후보가 난립중인 부산과 대구의 경우도 출마 희망자들 사이에서 후보단일화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대구지역 의원들은 17일 모임을 갖고 부총재 후보 단일화에 대해 논의한다.

대구에서는 박근혜 강재섭 의원이 부총재 경선을 선언한 상태.

이해봉 지부장(달서을) 등 대구 의원들은 경선 후유증으로 지역내 분열양상이 우려되는데다 타지역에서 단일후보를 집중 지원할 경우 대구 출신 부총재가 당선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 후보 단일화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두 후보가 출마를 고집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에서는 지난 11일 김진재 유흥수 정의화 의원간 후보단일화가 조심스럽게 논의됐으나 의견 조율에는 실패했다.

김 의원은 부산지역 대의원(5백여명) 대회를 소집해 경선주자를 선출하자고 주장했으나 유 의원은 대의원보다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투표로 뽑자고 맞섰고 정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전국 대의원들의 직접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각각 주장해서다.

서울에서는 최병렬 부총재, 이부영 총무, 박명환 의원, 유준상 위원장, 유경현 총재특보 등 5명이 부총재 경선 도전장을 던진 뒤 양보없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