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27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30여분간 진행된 정상회담 2차 준비접촉이 끝난 후 정부측은 비교적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날 접촉에서 남북 양측은 실무절차 문제와 관련, 거의 타결 단계까지 의견접근을 보여 향후 특별한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준비접촉이 순항할 것임을 예고했다.

절차 문제는 지난 1994년 정상회담 준비접촉시의 합의사항에 준해서 추진하되 남측에서 사이버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만큼 이에 부응하는 통신시설을 설치하자고 제의, 변수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북한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협상 진전을 가로막을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인 의제와 관련한 협상도 계속 진전되는 양상이다.

북측은 이날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기본 입장을 제시했고 양측은 이에 대한 공감대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 상봉 문제 등에 대해서도 북측의 입장이 제시돼 폭넓은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의 적극적인 태도도 협상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북측 김령성 단장은 "우리 말에 ''천리비린(千里比隣)''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이 지척이면 천리도 지척이고, 마음이 천리면 지척도 천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과거처럼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 주장만 늘어놓다가 회담이 깨지는 구태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북측의 의지가 표현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남북 양측은 3차 접촉부터 의전, 경호, 통신 등 실무절차 협의를 준비접촉과 별도로 진행하기로 했다.

양측이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3차 접촉에서는 의제와 관련해서도 사실상 타결 직전의 단계까지 협의를 진행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