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지난 22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의제와 실무절차 등을 협의하기 위한 첫 준비접촉을 갖고 양측의 기본입장을 교환했다.

2차 준비접촉은 오는 27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기로 했다.

<> 뭘 논의했나 =오전 10시부터 1시간 20분간 진행된 이날 준비접촉의 논의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남북한 양측이 회의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양측은 이날 기조발언을 통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합의서 정신을 확인하고 서로의 기본입장을 밝혔다.

남측은 정상회담 합의서에 명시한대로 의제를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는 문제"로 하고 김대중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에서 밝힌 4대과제를 중심으로 논의하자는 기본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농업구조 개선과 사회간접자본 건설지원 등의 경협방안과 생사확인.서신교환.상봉.면회소 설치 등의 이산가족문제 해결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상회담의 형식과 횟수 등도 언급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북측은 의제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고 남한측의 제안을 충분히 연구한 후 2차 접촉때 협상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 2차접촉 전망 =5년9개월여만에 이뤄진 이날 첫 준비접촉의 분위기는 매우 우호적이었다고 양 차관이 전했다.

특히 북측 대표단의 태도가 매우 유연하고 실용적이며 뭔가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과거와는 달랐다는 것이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도 "양측이 성실하고 성의있게 회담에 임한 것으로 본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문제는 2차 접촉이다.

남측의 제안에 대한 북측의 답변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회담후 양 차관이 "2차접촉이 중요하며 그때 모범답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편 북측 대표단이 첫 접촉에서 "통신 의전 경호 등 실무적인 절차들을 빨리 합의함으로써 정상회담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한 점으로 미뤄 북측이 협상을 어렵게 끌고갈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정치.군사적 대치상태 해소를 뜻하는 "근본문제"해결을 주장할 경우 양측의 견해차가 커 논란이 예상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