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청 명지대 교수=정상회담의 의제 등 구체적 내용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아 당장 그 성과를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남북관계에 큰 진전을 가져온다는 것은 분명하다.

베를린 선언이후 국가보안법 철폐,미군철수 등 선결 과제가 이뤄져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했던 북한이 갑작스레 태도를 바꿨는데 우리 정부가 다른 부대조건을 제시했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원활한 경제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통행.통신.통상 등 소위 "3통협상"이 이뤄져야 하고 이중과세 방지협정 및 투자보장협정 등이 체결돼야 한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협력이 추진되더라도 많은 비용을 낭비할 수 있다.

따라서 남북 당국간 실무접촉을 하면서 이같은 문제에 대한 진전이 이뤄져야 경제협력도 진정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유석렬 외교안보연구원 교수=그동안 당국간 접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이번에 당국간 비공개 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국민의 정부가 햇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결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북한은 햇볕정책에 거부반응을 보이며 비난해왔지만 현 정부가 일관성있는 정책을 계속 밀고나가 북측이 우리 정책에 신뢰를 느끼게 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정상회담 결과는 남북관계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정상회담 이후 구체적으로 이산가족,경제협력,남북기본합의서 이행 문제 등을 풀어나가는 데는 적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북한 체제의 안정 및 남한 국민들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북미 및 북일관계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군사적 신뢰구축,통행 협정 체결 등 기본합의서에서 이행하지 못한 많은 과제를 해결하는데 남북한간 의견차가 적지 않아 낙관만 하기는 이르다.

<>이기택 연세대 교수=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져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북한은 남한의 총선을 앞두고 이제까지와 달리 햇볕정책을 택했다.

하지만 북한이 전적으로 햇볕정책을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북한은 지난 30년동안 자주.평화.통일의 3대 원칙을 펴왔는데 이번에 정상회담에 합의하면서 북측의 요구를 지나치게 수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정상회담이 추진되더라도 북한 내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프랑스에 본부를 둔 구호단체인 "기아추방행동"이 북한에서 원조식량의 배분을 위해 2년간 노력하다 오늘 추방당했다고 한다.

이들에 의하면 북한 정부가 굶주린 어린이들을 위해 미국이 원조한 식량을 빼돌리고 있다는 강한 증거가 있다고 한다.

같은 날에 이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난 것을 보면서 북한의 태도가 급격히 변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