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를 3일 앞둔 시점에서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한 것을 문제삼고 "총선용"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은 두차례에 걸쳐 긴급대책회의를 여는 등 이 재료가 선거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총선용 깜짝쇼"라며 정부 여당을 몰아붙였다.

서청원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당사를 찾은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 개최사실을 통보받은 후 즉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을 사흘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이렇게 서둘러 발표할 필요가 있느냐"며 비난했다.

이회창 총재는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정상회담을 총선용으로 이용하려는데 대한 우려와 뒷거래 의혹설 제기 등 부정적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대전 6개 지구당 정당연설회에서 "북한의 김정일과 6월12일 만나는 얘기를 총선 3일전에 발표한 것은 터무니 없는 "총선용""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과거 한나라당이 선거를 앞두고 일으킨 북풍을 통해 수도권 민심을 정화시켜 국회의원을 많이 당선시키는 터무니 없는 짓을 해왔다"고 지적한뒤 "이를 비판하던 DJ가 그대로 한나라당 수법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국당 김철 대변인은 "투표 3일 전에 발표시점을 맞춘 것은 국익보다 정권의 이익을 앞세워온 상투적 수법"이라며 "이왕 정상회담을 한다면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인권문제, 이산가족문제 등도 강력히 거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배.김병일 기자 khb@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