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의 전격발표로 부산 대구 동해등 지역경제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남북경협확대로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고 북한에 새 산업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신발,대구의 섬유 등 각 지방의 대표 업계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통일의 기반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역에서 대북사업에 가장 열의를 보이고 있는 곳은 신발업계.

부산신발지식협동조합은 이번 회담추진을 계기로 북한 서해안공단 진출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신발업체의 생산기지를 북한서해안 공단에 독자 조성키로 하고 5월말까지 사전조사및 참여업체를 확정키로 했다.

또 올12월까지 공단부지 선정 등 사업계획안을 수립한 뒤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20만평 규모의 생산라인을 설치할 방침이다.

조합관계자는 "대북사업은 싼 인건비를 활용해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돼 북한에 생산기지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정 등 의류제조업체들의 발길도 바빠지고 있다.

이들업체는 이미 나가있는 중국 대신 북한에 진출하면 인건비 절감은 물론 신규시장 개척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정 관계자는 "제3국을 통해 북한에서 의류를 생산해보니 품질검사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북한에 직원을 파견,생산관리를 할 수 있으면 중국보다 2배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만건설업체들도 북한의 항만별 개발가능성 검토에 나섰다.

수산업체들은 특히 북한과 동,서해 공동어장을 형성,수산물 획득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대구지역 섬유업체들도 대구상의를 중심으로 대북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상의는 그동안 정부에 시범사업으로 지정해 줄 것을 수차례 건의한 남포지역 전용공단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올2월 견직물조합은 북한 옷감보내기 운동을 벌인데 이어 북한산 생사 수입을 추진하는 등 업계의 대북 진출 관심이 고조돼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지역 섬유업계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밀라노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면서 대북투자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 투자한 업체들의 경우 대 북한 투자에 대해 정부가 보장해 준다면 북한쪽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 섬유업계는 대북 교류가 본격화되면 원료를 확보하지 못해 가동이 중단된 북한내 설비들을 이용하는 방안 등 실현가능한 부문에서 시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는 대북교류의 전초기지로서 지역 발전의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해시 김인기 시장은 "지역주민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평산업단지의 활성화와 동해안 물류기지 건설 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시는 지난 1980년 개항 이후 명실상부한 대북 창구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84년 북한 화물선 4척이 시멘트 3만5천t을 싣고 동해항에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94년12월부터 95년 3월까지 10만9천t의 북한산 모래가 이 항구를 통해 반입됐다.

95년 6월과 10월에는 4천6백t의 국내산 쌀이 북한 청진항으로 보내지기도 했다.

또 지난 97년 4월에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한.미.일 대표단이 동해항을 통해 건너가 인적교류의 새 장을 열었고 98년 11월에는 현대 금강호가 금강산 관광객 1천여명을 싣고 동해항을 통해 북한 장전항으로 출발했다.

현대상선 동해사무소 문병욱소장은 "이번정상회담 합의에 힘입어 금강산 관광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ked.co.kr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