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과 관련, 남한당국이 실제행동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보인다면 남북한 당국간 대화와 접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북한은 이날 오후 평양방송을 통해 보도된 이날짜 로동신문 논평을 통해 이같이 주장, "베를린 선언"에 관한 첫 반응을 보였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제목의 이 논평에서 노동신문은 "우리는 지난해 정부.정당.단체 연합회의에서 선행 실천사항을 비롯한 원칙적인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며 "이런 원칙적 입장에 부합된다면 아무때나 남북한 당국간 대화와 접촉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남한에 고위급 정치회담을 제의하면서 외세와의 공조 및 합동 군사훈련 중지, 국가보안법 철폐, 통일애국단체 및 인사의 자유로운 활동보장 등을 선행조건으로 요구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그러나 김 대통령이 독일에서 대북 제의를 한 데 대해 "민족 내부문제를 바깥에 들고 나가 이러쿵 저러쿵 한 데 대해 문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옳은 처사가 아니다"라고 토를 달았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단 원칙적인 입장만 밝혀놓고 시간을 벌어보자는 뜻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서화동기자 firebo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