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당은 지난달 18일 신상우 김윤환 이기택씨 등 한나라당 공천탈락자
들을 중심으로 신당창당을 모색하기로 합의한 이후 불과 19일만에 제4당을
탄생시켰다.

민국당은 비록 1인보스정치와 밀실공천 타파를 창당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야권을 분열시켜 여당만 이롭게 한다"는 여론에 밀려 초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조순 한나라당 고문, 이수성 전총리, 김광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장기표 전 새시대개혁당 대표, 박찬종 전의원 등 지명도와 경쟁력을 갖춘
인물들이 속속 가세하면서 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게다가 영남지역의 "반김대중 반이회창"정서에 힘입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자민련보다 높은 지지도를 얻는 등 위협적인 정치세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민국당은 후발주자라는 핸디캡 이외에도 "낙천자의 모임" "영남당"
등 여러가지 태생적 한계를 안고있다.

우선 민국당은 정치성향과 이념이 다른 3정당의 비주류 보스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총선결과에 따라서는 각자의 색깔대로 언제든 흩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당초 "전국정당화"를 표방했음에도 조순 대표최고위원과 이수성 상임
고문이 지역구 출마를 포기, 영남권과 강원도 일부지역 이외의 교두보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영남당"으로 전락할수도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총선에서 20명 이상을 당선시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 총선이후
예상되는 정계개편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민국당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 김병일 기자 kb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