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당의 세불리기 작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영입을 적극 추진해온 한나라당의 박근혜 부총재와 정의화 의원이 당잔류를
선언했으며 정호용 전 의원도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침묵이 이어지면서 한나라당 PK(부산.경남)
의원들의 민국당 가세 가능성도 희박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선거 국고보조금(44억원)을 지원받기 위해 15일까지 마무리지어야
하는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화 의원은 2일 한나라당 잔류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당초 박찬종 전 의원이 민국당 간판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중.동구에서 출마하려 하자 충돌을 피하기 위해 민국당 입당을 저울질해왔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이 분열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역민의
우려가 높아 한나라당 잔류를 최종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대구.경북(TK)지역에서의 바람몰이를 기대했던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
도 신당입당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박 부총재는 "민주국민당에 합류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야당이 조각조각
나뉘어 도토리 키재기식으로 되면 힘이 없어서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없게 되고 야당의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관련 민국당 김철 대변인은 "부산 남구 공천에서 탈락한 이상희 의원을
부산진갑에 재공천키로 하는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주저앉히기 공작정치를
주도하고 있다"며 격렬히 비난했다.

현재 민국당 합류를 공식 선언한 의원은 조순 신상우 김윤환 김상현
한승수 박정훈 서훈 노기태 이수인 의원 등 9명이다.

전국구였던 김철, 윤원중 의원은 탈당과 함께 의원직을 상실해 교섭단체
구성과는 무관하다.

한편 신상우 최고위원이 1일 부산 기자회견에서 "이미 16명이 민주당합류를
약속했고, 5~6명의 의원이 추가 합류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주장했지만 YS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민국당의 교섭단체 구성은
점점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 김병일 기자 kb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