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13 총선을 겨냥한 공천경쟁이 막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미 1천5백60명의 정치지망생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표심잡기에 나섰다.

무엇보다도 이번 총선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증이 고조돼 있어
기존 정치인에 대한 젊은층의 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

게다가 시민단체들의 기존 정치인에 대한 낙천.낙선운동이 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총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사회분위기를 반영, 새천년민주당 자민련 한나라당 등 여야 3당은
신진인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청년진보당 희망의 한국신당 등 신설 정당들도 참신한 인물찾기
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달아 오르는 공천경쟁 =여야 3당은 내주까지 공천 신청을 받은후 이달말
까지 공천 심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연초부터 공천접수 창구는 정치지망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특히 3당의 텃밭인 호남 충청 영남권은 당지도부를 상대로 후보자들간 물밑
로비전이 극에 이르고 있다.

새천년민주당은 오는 8일까지 공천신청 접수를 마감할 예정.

지난달초 전국 지구당 조직책 선정결과 평균 5.8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주완산에는 지금까지 12명이 몰렸으며 구로을 등 10명 이상이 몰리는
지역구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총선후보 1차 신청을 마감한 한나라당은 총 4백44명이 원서를
제출, 평균 1.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달 조직책 공모를 마감한 자민련은 4백여명이 신청, 1.7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자민련과 한나라당은 추가 모집 및 비공개 접수를 받을 예정이어서
평균 2.5~3대1의 경쟁률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다 민주노동당, 희망의 한국신당, 청년진보당 등 군소 정당들도 원내
진출을 목표로 새 인물을 잇따라 공천, 어느 한 곳 안심할 수 없는 혼전양상
을 띠어가고 있다.

<>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 =현역의원의 물갈이 폭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총선의 승부처인 서울.수도권은 시민단체의 낙천운동과 맞물려
최대 50% 이상의 물갈이가 예고되고 있다.

텃밭에서의 물갈이도 만만치 않을 분위기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40% 정도의 인사가 새롭게 공천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과 표밭인 부산.경남 지역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역의원을 중심으로 30% 정도의 물갈이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은 수도권과 영남권의 경우 현역의원들이 대부분 재공천 될 가능성이
높으나 텃밭인 충청권은 상당폭의 물갈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민단체가 낙천대상자로 선정한 인물들의 교체대상 여부도 큰 관심이다.

민주당의 경우 낙천대상으로 여러번 거론된 수도권의 K의원과 중진급 원외
인사들의 교체설이 강하게 나돌고 있다.

전북에서는 K, C의원 등이 물갈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반면 명단기준에 부당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김상현 의원은 당 발전에
기여한 점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광주 전남의 경우 박상천 총무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명단에 오른
대부분의 의원들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공천과 관련,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일 기자회견에서 "과감한 공천개혁을
단행, 계파와 사적인 연고를 없애는 투명한 공천을 할 것"이라고 선언,
문제가 된 의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 낙천 명단에 포함된 박성범 김중위 백남치 오세응
의원등 현역 4명의 공천여부가 관심을 끌고, 부산에선 신상우 국회부의장도
안심할 수 없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대구는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이 긴장하고 있으며 경북.경남에선 최소한
3,4명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반면 자민련은 낙천운동 자체를 선거국면을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양자대결
구도로 몰아가기 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있어 당선가능성만 높다면
대부분 공천한다는 방침이다.

<> 수도권을 달구는 젊은피 경쟁 =여야는 수도권을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잡고 있다.

수도권은 전체 2백27개 지역구 가운데 97개의 의석을 갖고 있어 의석비율이
42.7%나 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텃밭인 호남은 29석에 불과해 공동여당이 과반수 확보를
위해선 민주당이 6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영남권 의석이 65석인 한나라당도 원내 제1당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도권
승리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목표를 과반수 확보에 두고 있다.

여야는 특히 수도권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20,30대 청년층의
표심이 승패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인영 우상호씨 등 전대협 전 의장단, 허인회 구해우씨 등 전
총학생회장 출신들과 이종걸 변호사 등 30,40대 영입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워
돌풍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최근 입당한 오세훈 원희룡 변호사와 학생운동권
출신 고진화 오경훈 정태근 씨등 386세대를 수도권 지역에 배치해 개혁
바람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 최근 발족한 "미래연대"에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젊은층 공략 창구로
삼고 있다.

자민련도 종전 10% 미만인 젊은층의 지역구 공천비율을 20% 수준까지 끌어
올리기 위해 인물 찾기에 한창이다.

<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