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선의 특징은 권노갑 김원기씨 등 국민회의 시절 상임고문을 맡았던
중진들이 이번에는 고문으로 임명되는 등 일단 2선으로 한발짝씩 물러난 점을
들 수 있다.

이종찬 전 부총재와 김상현 의원도 고문직에 위촉돼 권력 중심에서 다소
비껴난 모습이다.

그대신 실무형 인사들이 당내 실질적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지도위원에
대거 등용돼 권력중심의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각 권역별 선거대책위원장 감으로 거론됐던 한화갑 김근태 노무현 의원
등을 지도위원에 임명한 것이 그 예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당을 선거지원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대목이다.

또 권정달 김봉호 서석재 의원 등 시민단체 낙천운동 대상자들의 상당수가
당직을 맡아 재신임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점도 주목거리다.

권정달 의원이 지도위원에 임명됐으며 김봉호 서석재 손세일 이성호 조홍규
의원은 당무위원에, 황학수 김운환 의원은 총재특보에 임명되면서 당내에서
나름대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시민단체의 의견을 대폭 반영하겠다던 당초 입장과 달리 신중론으로 돌아선
민주당의 입장이 이번 인선에서 반영된 셈이다.

<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