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4일 부산집회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가리키며
"공산당이 쓰는 선동수법, 빨치산식 운운"한 발언에 대해 여권의 법적
대응이 과연 가능할까.

이만섭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이 5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법적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문제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일부 당직자들이 "단계적 방안을 강구할 것"(이영일 대변인) "방향은
잡혀있다. 전술적인 것은 나중에 논의할 것이다"(임채정 정책위의장)이라는
언급만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날 이영일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의 발언을 놓고 조만간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당정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나 여당이 정 의원을 국가원수모독죄로 굳이 고소 고발을 하지
않더라도 검찰로 하여금 정 의원의 범죄사실을 스스로 포착해 "인지수사"를
실시하도록 할 가능성을 내비친 대목이다.

이와관련 청와대측도 조심스럽게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법적 대응가능성에 대해 "모른다"면서도
"검토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측에서도 정 의원의 발언이 법적 처리 대상이 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의 문건폭로가 국회에서 이뤄져 면책특권에 따른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발언은 국회에서의 발언이 아니므로 명예훼손은 물론 국가원수모독죄가
성립된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검찰은 조만간 정 의원을 강제구인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기국회 회기중에 국회의원을 강제구인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강제구인이 구속조치는 아니지만 구속과 같은 효과이므로 국회 동의절차를
따라야 한다는게 관례다.

검찰은 세풍사건과 관련, 서상목 의원도 강제구인하지는 못했었다.

결국 국회의 체포동의안(의결정족수 재적 의원 과반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찬성)을 얻어야 하지만 여당으로선 서상목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이란
악몽이 있다.

이밖에 국회 윤리위원회를 통한 징계도 있을 수 있다.

정 의원은 언론문건관련 허위주장혐의로 여당에 의해 이미 두차례나 제소된
상태다.

그러나 윤리위 제소를 통한 국회의원 제명은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므로 현재 여야 의석구도로는 불가능하다.

< 최명수 기자 mes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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