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4일 부산역광장에서 "김대중 정권 언론자유 말살 규탄대회"를
갖고 정부.여당에 대한 총공세를 펼쳤다.

당 소속 1백여명의 국회의원과 당원 시민등 2만명(경찰추산)이 참석한
이날 대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언론장악음모"는 통치권 차원,
대통령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김 대통령은 언론장악음모에 관여한
정도를 규명하고 언론장악의 실체를 밝히라"고 김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이 총재는 "언론자유 말살과 도.감청으로 이 나라는 민주주의의 위기와
제2의 국가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 당은 국민위에 군림하는 오만한
이 정권이 국민을 섬기는 정권이 될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대책 문건"을 폭로한 정형근 의원은 검찰 소환과 관련, "날조.조작된
자료로 나를 교도소로 보내려하고 있다"며 "이는 없는 사건 만들어 덤터기
씌우는 공산당과 빨치산이 쓰는 전형적인 선전선동수법"이라며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국정조사나 특검제가 되면 소환에 응하겠으며 이 사건의 핵심인
김 대통령도 소환해 대질심문하자"고 역공에 나섰다.

부산지역 의원들은 차례로 단상에 나서 "맹물전투기" 추락, 인천 호프집
화재, 불법 도.감청문제, 삼성자동차와 파이낸스 사태등 부산경제 후퇴등을
거론하며 현정부의 실정을 집중 공격했다.

규탄대회를 마친 뒤 이 총재 등 당지도부와 참석자들은 부산역에서 중앙동
까지 40여분간 가두행진을 벌이며 한나라당의 대여투쟁에 대한 지지를 호소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집회에 이어 오는 9일께 수원에서 2차 규탄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당분간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한채 장외 투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한나라당 강삼재 서청원 의원등 비주류 중진들도 대거
참석하는 "거당적인 행사"로 치뤄졌다.

작년 9월 "세풍 사건"으로 이 총재와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도 부산에서의
대규모 집회를 통해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던 한나라당은 이날 집회에서도
탄력을 받은 것으로 판단, 계속해서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역정서를 자극해 세를 모으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부산=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