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는 26일 합당문제와 관련, "현재는 공동정권을 이룩해서 연립하
고 있으며 이것은 합당과는 괴리가 있다"며 "내각책임제가 된다면 연립이
가능하며 현재 실제로 한번 해보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KBS1라디오 "박찬숙입니다"의 프로그램에 출연,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의 이날 발언은 최근 잇따른 "합당 불가피론"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연립에 대한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하며 무게중심을 내각제 개헌쪽으로
옮기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합당을 하더라도 국민회의로부터 신당정강 정책에 내각제 개헌 약속을
명시할 것을 압박함과 동시에 "합당 불가"쪽으로 기운 당내 반발여론을
내각제로 환기시키려는 포석이란 분석이다.

김 총리는 또 지난 대선 김대중 대통령과 연대하면서 "책임정치를 할 수
있도록 대통령 중심제를 내각책임제로 바꿉시다"며 "우리 힘을 합쳐 21세기를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정계를 은퇴하자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 한은구 기자 to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