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연내 개헌유보 및 합당파문으로 창당이래 가장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자민련이 2일 당내 갈등 봉합여부를 판가름 짖는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

명예총재인 김종필 총리는 이날 당무위원 및 의원 오찬간담회를 통해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마무리 작업에 나선다.

반면 김 총리와 등진 김용환 수석부총재는 충청권의원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내부 결속을 다질 계획이다.

김 총리측은 지난주까지 자민련 의원 30여명을 총리실로 불러 설득작업에
나섰다.

박태준 총재도 5~8명의 소그룹단위로 의원들을 모아 설득작업을 벌여 왔다.

김 총리측은 그런 만큼 당지도부에 대한 불만은 상당부문 가라앉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내각제 강경파로 분류됐던 몇몇 의원은 총리실을 방문한 뒤 심경에
변화를 보였다.

대전 출신의 한 의원은 "어차피 ''3김시대''이다. 김용환 수석부총재가
대안이 될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은 "김 총리와 김 부총재가 하루빨리 화해해야 한다"며 기존의
강경입장에서 한발 빼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 총리는 2일 오찬 모임에서는 내각제 연내개헌 유보의 전말을 상세히
설명하고 의원들의 양해를 구할 예정이다.

또 적당한 시점에 당으로 복귀해 16대 총선을 진두지휘, 자민련 위상을
제고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의원들의 단합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용환 부총재는 김 총리의 오찬모임에 불참하고 저녁에 충청권
의원들과 만찬회동을 가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모임에서는 김 총리의 조기 당복귀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9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부총재가 당권 도전이란 대반격 카드를
모색할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어서다.

그러나 김 부총재가 이날 극단적인 발언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독자행동에 나선 김 부총재가 "히든 카드"를 꺼내 당 갈등을 부추기는
섣부른 행동은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자민련 내분은 8월중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견해다.

하지만 김 부총재가 마지막 카드를 노출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전당대회
전후로해서 그의 선택에 따라 내분은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