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소외계층 보살피기에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다.

돌볼 사람없이 버려진 어린이와 노인, 불치의 병고에 시달리는 장애아들을
몸소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여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 첫해에는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 여론을 청취하는데 주력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사랑의 친구들"을 통해 결식아동 실직모자가정 등 IMF
(국제통화기금) 위기로 인한 아픔을 덜어주는데 애썼다.

이희호 여사는 취임 2년째인 올해들어서는 아동 노인 여성관련시설 등
복지시설을 본격 방문하며 활동범위를 부쩍 넓혀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관련, "이 여사는 올해를 소외계층을 보살피는 해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이 여사가 올들어 각종 복지시설과 소외계층을 돕는 행사에 참석한 것만도
25차례나 된다.

1주일에 한번 꼴로 소외계층을 보살피는 기회를 가진 셈이다.

특히 김 대통령의 지방순시가 시작된 4월부터는 전국 각지의 오지에 설치된
복지시설을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 여사가 요즘 최우선적인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사회복지시설의 관계자들
이 보다 큰 관심을 갖고 이들 시설을 운영할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18일 낮 불교 천주교 원불교 여성성직자들의 봉사단체인 삼소회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격려한뒤 오후에는 결식아동돕기 성금
전달식에 잇따라 참석한 것도 이러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인천 해성보육원, 충북 육아원, 춘천 연꽃어린이집 등 무연고아동과 영유아
보호시설은 물론 가출소녀와 윤락여성보호시설인 부산부녀복지관, 병들고
늙어 버려진 노인을 수용하는 경북 칠곡양노원 등 이 여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시설도 다양하다.

이 여사는 이들 시설을 둘러볼 때면 너무나 참혹한 불우이웃의 모습에
가슴아파하곤 한다.

지난달 28일 서울시립아동병원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머리가 유난히 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 27세인데도 환자가 자라지
못해 아동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지체부자유아 등 치유불가능한
병고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과 끊임없이 시선이 마주쳤다.

이 여사는 병실을 다 둘러보고 나오면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 여사는 고문직을 맡고 있는 "사랑의 친구"들이 벌이는 실직여성가장
돕기 바자회, 사랑의 떡국나누기 행사, 여성채용박람회 등에도 일일이 참석,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와함께 각종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격려하는 자리도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여사는 방문할 복지시설을 선정할 때도 일반인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을 바라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러나 "도로가 좁거나 주변환경이 열악해 경호상의 문제 때문에
원하는대로 따라줄 수 없는 때도 있다"고 안타까워 한다.

이 여사의 이같은 활동은 "소외받는 사람들 곁에 늘 이 여사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 사회전반적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