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이 지난 1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최 전위원장은 2일 "지난 30일 저쪽(청와대)에서 사표를 제출해 달라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내용상 해임"이라고 말했다.

최 전위원장은 사표를 제출한 뒤 김한길 청와대정책기획수석과 만나 "위원회
출범이후 돌출된 상황에 휘말려 제기능을 못했으며 주무수석도 바뀌고 했으니
학교로 돌아가 연구에 전념하겠다"며 자신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수석은 "사표를 내라고 한적은 없다"며 위원회의 업무영역을
경제정책 중심으로 개편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다음주 중 구성되는 새천년위원회가 지금까지 정책기획위원회가
맡았던 대부분의 과제를 다루게 된다"며 "정책기획위원회는 경제개혁분야를
맡는 쪽으로 기능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사실이 측근 교수를 통해 최 전위원장에게
전달됐으며 이것이 사표를 제출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김 수석은 "수석으로 부임할 때 김 대통령의 업무지침 가운데 정책기획위원
회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 보라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표면적인 이유 이외에도 6.25전쟁관을 둘러싸고 이념논쟁을 벌이는
등 보수층의 반발을 샀던 점도 교체의 한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위원장이 "보혁갈등의 측면도 감안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도
있을수 있다"고 대답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