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22개 중앙부처와 정부 주요기관의 "국정
개혁 보고대회"가 22일 외교통상부와 문화관광부를 시작으로 개막됐다.

보고대회는 매일 2개 정도 기관을 대상으로 내달 12일까지 진행된다.

김 대통령은 이날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있은 외교부 보고에서 "한.미.일
3국이 만들고 있는 대북 포괄협상안은 북한으로서도 거부하기 어려운 매력
적인 안이 될 것"이라며 "북한을 설득하는 데 직.간접적인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또 "올해 무역흑자 2백50억달러와 외국인투자 유치 1백50억달러 등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 대통령은 검은색 노트를 지참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이날 빨간색 노트에
보고내용과 지시사항을 메모해 눈길을 끌었다.

[ 외교통상부 ]

홍순영 장관은 "만일 북한이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포용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되 국제공조를 통한 외교적 압박책을 구사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시범케이스로 추진중인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4월부터
실무협상을 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북.미간 금창리협상 타결이후 미국내 대북 강경 여론의 추이와
의회내 비판여론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권종락 북미국장은 "대북제재완화를 위한 정치적 조건은 성숙됐다고
본다"며 "그러나 미국내 의회 등 대북 강경 여론이 여전히 존재하는 점을
감안할때 제재완화 조치는 일시에 해결되기는 어렵고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
이라고 답변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전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움직임과 관련, 우리의 대응
방안을 물었다.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은 "선진국들의 무역수지 적자로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며 "해당국 행정부는 물론 의회 기업 등과도 전방위적이고 개별적인
설득노력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특히 "국내 투자환경의 개선정도와 이에대한 외국인투자가들의
평가는 어떤지"를 물었다.

강병일 통상지원국장은 "올해 2월까지 외국인투자실적이 13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의 3억달러보다 크게 늘었다"고 보고했다.

강 국장은 "그러나 외국인투자가들은 현재 우리의 노사관계, 회계기준의
투명성, 구조조정의 지속여부 등을 예의주시중이므로 방심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 이의철 기자 eclee@ >

[ 문화관광부 ]

신낙균 장관은 한국을 동북아 관광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관광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벤처형 관광 상품 등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보고했다.

또 영상 분야의 민간 투자를 확대, 올해 6개의 영상전문투자조합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장관은 이와함께 월드컵축구경기장을 대회가 끝난 후 복합 문화체육시설
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극장, 공연장 등을 함께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밀레니엄 기념 사업의 하나로 2000년1월1일 평화의 메세지를
낭독한다면 이를 세계에 어떻게 알릴 계획이냐"고 질문했다.

신현웅 차관은 KBS등 국가 기간방송사와 CNN, BBC등 외국의 방송사와 연계해
방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답변했다.

김 대통령은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에도 관심을 표했다.

이에 김순길 해외문화홍보원장은 "지난주 일본 오사카에 한국문화원을
개설하는 등 해외문화홍보원을 계속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애니메이션 산업의 하청제작 비율이 90%를 넘고 있다"며 우리
작품 제작에 신경을 쓰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지철 문화산업국장은 "애니메이션의 국내제작을 효율적으로 늘리기 위해
해외공동제작을 추진하고 국내TV방송 만화영화에서 국산제작물을 내년부터
50%이상 늘릴 방침"이라고 대답했다.

김 대통령은 이밖에 금강산관광이 세계관광의 주요 상품으로 꼽히고있는
만큼 금강산을 연계한 관광아이템 개발에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