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9일 내각제로의 개헌 문제와 관련,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김종필 총리와도 이심전심으로 이야기한 바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2~3개월 기다려보면 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첫 월례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올 상반기 중에는 (내각제 문제를) 논의하지 않는것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통령은 빅딜협상 지연문제와 관련, 해당기업들이 끝내 정산에 합의
하지 못하면 국내외 회계법인에 심사를 맡겨 최종적으로 주고받게 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사전에 선정된 질문자가 질문을 던지는 관례에서 벗어나
즉석에서 질문을 주고 받는 형식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기자들과의 대화 내용을 간추린다.

<>김 대통령 모두발언 =금창리 지하의혹시설과 관련한 문제가 해결되어
햇볕정책에 힘이 실리게 됐다.

정경분리의 원칙을 지키며 남북이 협력해 나가면 정부간 대화도 성사되리라
본다.

미국과 일본도 이제는 서울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평양으로 가서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경기는 급속한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어 이제는 따뜻한 기운이 아랫목에서
중간쯤으로 올라갔으며 웃목까지 빨리 가도록 노력하겠다.

-여야가 정치개혁 입법을 추진키로 합의했는데 김 총리와 중선거구제에
대한 교감은 있었는가.

"김 총리와 이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

국민회의는 "소선거구제에 정당명부제"가 당론이다.

모든 정당이 전국정당화 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있다면 논의할 수 있다.

젊은 층을 수혈하는 정계개편에 관심이 높다"

-내각제에 대해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가.

"나에게 생각이 없어서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상대도 있고 하니 시기를 택할 것이다"

-김 총리와 불편한 점은 없은지.

"국정의 상당부분을 총리가 맡아서 해주니 도움이 된다.

총리가 당정협의 등을 통해 많이 처리해 줘 불만이 없다"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추진되고 있는데 기업부실이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그런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국민의 정부는 특정기업에 특혜를 줄 이유도 필요도 없다"

-노조가 지난해 깍인 임금을 보상받으려는 요구가 높은데.

"기업이 성공해야 노조도 있다.

노건 사건 기업을 살리고 성과를 배분해야 한다.

골드만 삭스처럼 기업을 성공시킨 뒤 노동자도 이익을 분배받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금창리 지하시설 관련 협상이 타결되었는데 남북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보는지.

"정상회담에 대한 아무런 전망도 없다.

정상회담은 언제든지 할 용의가 있으나 서두르지 않겠다.

어떻든 북한은 올해 1년간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보일 것이다"

-전당대회때여당 총재직을 내놓으실 생각은 없는지.

"아직 시간이 있다.

당내 여론을 수렴할 것이며 임박해서 입장을 밝히겠다"

-김모임 보건복지부장관을 경질할 생각은.

"그런 계획이 없다"

-개각과 관련해 인물난이 있는 것 같은데.

"정부 인사와 관련한 예비 리스트가 있고 나 자신이 알아본 분도 있다.

그러나 국무위원을 자주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업무를 파악하는데 만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