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의 5월 전당대회가 사실상 연기되고 지도체제 역시 총재 지명에
의한 단일지도체제로 가닥이 잡히면서 그간 대표자리를 향해 각개 약진하던
중진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이 당분간 당내의 "명예퇴직론"등
중진들의 도전을 뿌리치고 당내 2인자로서의 위상을 지속시키게 됐다.

반면 경선론을 주장해온 김상현 고문과 이에 동조해 온 정대철 부총재 등
비주류의 경우 운신의 폭이 오히려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충청 출신인 김영배 부총재는 범 동교동계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며 대표를
향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가 연기됨으로써 향후 자민련과의 내각제 협상 등에서 충청
출신으로서의 비교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안동선 지도위의장도 공동대표제를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11일 주례보고를
계기로 공동대표제 도입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최고위원이나 부총재쪽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주류의 대표격인 김상현 고문의 경우 비록 "경선론"이 일축되기는 했지만
특유의 친화력을 통해 당내 분위기를 다질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하면서
관망 분위기로 돌아섰다.

이만섭 상임고문은 지구당 개편대회를 돌며 동서화합을 유난히 강조함으로써
"영남권 대표론"에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

이수성 민주평통부의장도 외곽에 머물면서도 권노갑 고문과의 골프회동
등을 통해 전당대회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하는 분위기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당내 실세그룹인 동교동계가 나름대로 대표후보로 밀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당을 잘 알지 못한다"는 비판론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경남도지부장을 맡은 노무현 부총재도 PK출신으로서 "부산.경남
당권론"을 제기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