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개혁은 법과 제도를 고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국민의 의식과 관행의 변화가 따라 주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폐쇄적 민족주의 등 20세기로부터 물려받은 부정적 요소를
총체적으로 청산하기 위한 의식개혁 운동을 끊임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26일 정부와 세계은행(IBRD)이 서울 호텔롯데에서 공동개최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제회의"에 참석, 이같이 밝히고 "사회 모든 분야
에서의 의식개혁을 위해 제2건국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법적으로 외국인투자를 자유화하더라도 국민들이
과거의 폐쇄적인 민족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활발한 외국인 투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은 또 "세계경제시대에는 한편으론 경쟁하고 한편으로는 협력
해야 한다"며 "새로운 보편적 세계화의 시대에 적응해야 하며 이를 위해
민주주의를 철저히 실천하여 사상과 정보가 자유롭게 교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선 라모스 필리핀 전 대통령, 슐뤼테르 덴마크 전 총리,
곤살레스 스페인 전 총리, 아리아스 산체스 코르타리카 전 대통령 등 전직
국가수반들이 기조연설을 한데 이어 김 대통령과 원탁회의를 가졌다.

김 대통령은 원탁회의에서 "북한의 김정일을 만나면 흡수통일이나 무력침공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히겠다"며 "그러나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는 일은
단호히 저지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는 김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경제개혁은 앞으로 몇개월 이내에 이뤄져야지 몇년이 걸려선
안된다"고 지적해 개혁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