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은 7일 오후 경제청문회 개최를 위한 국정조사계획서와
한나라당 서상목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하려 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등을 점거, 회의를 원천 봉쇄해 여야간 대치가
밤 늦게까지 계속됐다.

여야는 이날 오후 박준규 국회의장 주선으로 3당 총무회담을 갖고
국정조사계획서만 이번 회기내에 통과시키고 서 의원 체포동의안의 처리
문제는 추후 협의하기로 합의했으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를 거부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오전 각각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경제청문회
국정조사계획서와 의원체포동의안을 빠른 시일내에 처리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확인했으나 강제로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한나라당도 주요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국회에 대한 정치
사찰 중단 <>대통령의 시인및 사과 <>안기부장 파면 <>한일어업협정 무효화
등 4개항을 재차 요구했다.


<>.본회의장을 점거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조별로 역할을 분담해 국회
의장석을 포함한 본회의장 출입구, 예결위 회의장 입구 등 8개 길목을 막아
여당 의원들의 진입에 2중.3중으로 대처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날의 "어이없는" 실패를 거울삼아 이날은 각 조별로
전략을 숙의하며 "여당 단독의 의사처리를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전의를
불태웠다.

특히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 소장파의원들은 "진입 저지조"들이 진을 치고
있는 장소를 돌아다니며 여당의 움직임을 알려주기도 했다.


<>.66건의 여당 단독 본회의 안건처리에 항의, 6일 밤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서 농성에 들어간 한나라당 의원들은 7일에도 농성을 계속하며 여당의 법안
단독처리와 "안기부 정치사찰 의혹"을 규탄했다.

70여명의 농성의원 중 밤을 꼬박 새운 20여명의 의원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
터 귀가했던 의원들이 추가로 합류하자 삼삼오오 모여 여당이 처리하려는
경제청문회를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및 서상목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저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오전 총재단 및 주요당직자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본회의장에 들러 농성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농성장에는 신상우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조순 명예총재, 김수한 황낙주 전
국회의장, 오세응 전국회부의장, 이한동 전부총재 등 당의 원로들도 합류
했다.

특히 전날 의총에서 사의를 표명했던 양정규 부총재는 밤샘농성에 가담했고
체포동의안의 당사자인 서상목 의원도 적극 농성에 가담하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은 본회의장 단상에 "정치사찰 사과하라", "한일어업협정 독도를
팔아 먹을 수 없다", "청와대 안기부 검찰로부터 입법권을 수호하자"는 등의
구호를 내걸었다.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529호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뒤 미국으로 출국
했다가 이날 새벽 귀국한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은 공항에서 바로 의총장으로
직행, 현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해 열열한 박수를 받았다.

이 의원은 "출국해 있는 의원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는 정부가 어디
있느냐"며 "아무것도 꺼리길 것 없기때문에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했다"고
기염을 토해 "대여 공격수"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국민회의는 당초 1시 30분에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개최
하려 했으나 한나라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본회의장과 예결위 회의장까지
봉쇄함에 따라 원내총무실에서 의총을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의총에선 본회의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라도 체포
동의안과 청문회 조사계획서를 반드시 처리하자는 강경론과 이미 주요 민생
법안이 처리된 만큼 시기조절을 하자는 온건론이 맞섰다.

당 지도부는 체포동의안의 경우 표결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물리적으로
쉽지 않고 경제청문회도 야당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최할 경우 의미가
퇴색된다고 판단, 야당의 태도를 지켜보며 대응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의총이 끝난 뒤 조세형 총재권한대행과 한화갑 총무는 자민련
박태준 총재를 찾아 국회 운영방안을 협의했다.

이자리에서 자민련측은 그동안 자민련이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해준 만큼
이번에는 국민회의가 국정조사계획서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주장, 시기조절
을 하자는 국민회의측과 논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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