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초유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제15대 대선이 치러진지 18일로
만 1년이 됐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수평적 정권교체
및 공동집권 1주년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기념식에는 국민회의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과 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 총리가 함께 참석, 시루떡을 함께 자르며 1년전의 "감격"을 되새길
예정이다.

대선후 지난 1년은 여야 정권교체에 따른 정치구도는 물론 각 당의 역학
구도에도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공동여당은 "야당같은 여당"이라는 비판속에서도
여당의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극심한
당 내분속에서도 건전한 "정책야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그러나 대규모 실업사태 등 경제난이 가중됐지만 소모적인
정쟁에 치중했고 사회 전반의 구조조정 분위기와는 달리 스스로 고비용 정치
구조를 제대로 개혁하지 못하는 등 국민적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새정부는 국가 전체를 부도위기 직전까지 몰아 넣었던 환란을 수습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물경제의 위축과 실업사태는 계속되고 있지만 환율 금리 주가 등 거시
경제지표가 호전되는 등 과감한 기업 및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성과가 나타
나고 있다.

북한의 금창리 지하핵시설 의혹, 미사일 개발 등 일련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대북 포용정책을 관철시킨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새정부의 국정운영방식에서 나타난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김 대통령 중심의 정국운영 방식, 지역편중 인사 시비와 무차별적인 야당
의원 영입을 통한 지역갈등 구도 악화, 구 여권 행태의 답습과 과거 야당식의
정국대처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현 정부를 지탱하고 있는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연대의 앞날도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부터 내각책임제 개헌의 시기를 놓고 두 여당간 갈등의 조짐이 보이는
등 양당간 시각차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야당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해 진통을 겪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지난 11월 26일 전국위원회를 계기로 "이회창 체제"가
본격적으로 출범했지만 김윤환 전부총재의 이탈과 비주류의 반발 등으로
당은 중심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

야당의원 영입과 정치권 사정 문제를 놓고 여당과 극한적인 대치가 이뤄진
상황 속에서도 다소간 마찰이 있었지만 추경 예산안과 새해 예산안 및 각종
개혁관련 법안의 처리에 협조하는 등 이전과는 달리 성숙한 야당의 면모를
보인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총풍 및 세풍사건", 정치인 사정 등과 관련된 대여투쟁 과정에서
일관된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는 등 문제점을 노출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