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의 전격 통합은 여권 정계개편 드라이브의 본격적인
시동을 의미한다.

여소야대 구도를 강력한 개혁의 걸림돌로 판단하고 있는 김대중대통령의
"정치권 틀 바꾸기"가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정치권은 김 대통령이 지난 24일 취임 6개월을 맞는 기자 간담회에서
정계개편 의지를 공식화함에 따라 그 시기가 언제쯤 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대체적으로는 오는 3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이어 내달 2일 임시국회가
끝나고 나면 야권의원들의 여권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불과 나흘만에 첫 작품이 가시화되자 여권의 정계개편 작업이 물밑
에서 상당부분 이미 진행되었다는 점에 정치권은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의 합당으로 국민신당 의원 7명이 당적을 바꾸게 되면
국민회의의 의석수는 모두 95석으로 늘어난다.

금명간 김학원의원이 자민련에 입당하게 되면 양당을 합해 1백45석이다.

재적과반수에 불과 5석이 모자라게 된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 당을 떠나 여권으로 옮기게 될 의원수가 거의 10명에
이르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이제 공동여당의 국회장악은 기정사실화 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더욱이 한나라당이 전당대회 후 상당한 분열상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고
보면 여대야소 구도로의 정계개편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볼수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할 의원들은 양당의 통합으로 당적을 옮기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경제난 극복을 위한 정계개편에 편승함으로써 "배신자"라는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여권핵심부가 서둘러 합당을 발표하게 된 배경에는 또 한나라당의 이탈
세력이나 국민신당 소속 일부 의원들간의 "신당"이나 새로운 교섭단체
결성을 막자는 고도의 전략도 있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정치 집단의 형성이 가져올지도 모를 정치권의 다기화를 원치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번 합당으로 국민회의가 갖는 또하나의 정치적 의미는 전국 정당을 향한
본격적 행보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불모지였던 강원과 부산 경남지역에서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한 때문이다.

비록 첫걸음이라 해도 상징성은 크다.

정치권에서는 당초 국민신당 의원들이 집단으로 탈당한후 국민회의에
입당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각종 선거의 잇단 패배 등 정치적 입지가 워낙 취약해 "이대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이었다.

이인제 상임고문의 확고한 당 고수 의지만이 이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러나 소속의원 집단탈당후 당의 현실이 자신의 입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것이라는 이 고문의 판단이 결국은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의 당대 당
통합을 가능하게 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양승현 기자 yangs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