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북한노동당 국제담당비서는 25일 "햇볕정책의 핵심은 대북
식량지원이며 이는 전쟁을 막는데도 필요하고 동포애적 입장에서도 명분이
선다"고 말했다.

또 "대북 식량원조로 진짜 햇볕을 비춰서 김정일 정권의 대중적 기반을
허물고 남북통일의 사상적, 정신적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비서는 이날 국회 안보통일정책연구회 초청 특별간담회에서 "북한의
변화가능성과 우리의 대북전략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황 전비서는 또 "지난 96년에는 1백만명의 북한 주민이 굶어죽었다"며
"이후에도 매년 1백만명이 굶어죽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95년 50만명의 군수산업 종사 노동자중 절반정도가
식량배급을 받지 못해 공장에 나오지 못했고 기술수준이 높은 노동자도
2천명 정도가 굶어 죽었다"며 북한 군수산업의 실상을 소개했다.

또 "김정일정권의 본질은 변하지 않은 만큼 군수산업을 추키는데 도움이
되는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질의 응답시간을 통해 황 전비서는 "속초 앞바다에서 북한잠수정이 발견된
것과 북한의 개방.개혁을 유도하려는 노력을 지나치게 대치시켜 생각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북한의 무력통일방침에는 변화가 없으므로 경각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폭동이 일어나면 1백만명도 좋으니 총살하라는게 김정일의 지시다"며
"식량 등의 보급상황이 좋지 않아 군부도 불만이 있지만 고립된 상태여서
불만세력이 조직화되기는 어렵다"고 말해 대중폭동이나 군사쿠데타 가능성을
일축했다.

6.25 48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강연회에는 김덕룡 김명윤 이부영씨 등
한나라당 의원 19명과 국민회의 길승흠 자민련 김일주 의원 등도 참석했다.

< 최명수 기자 mes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