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실시될 김종필 총리임명 동의안의 국회 표결처리 결과는 향후 정국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야 어느 쪽이든 패할 경우에는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정계개편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과반수를 점하고있는 한나라당에서 어느 정도 이탈표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아직 구체적인 표결방식을 결정하지 못하고있다.

현 의석분포는 재적의원 2백94명중 국민회의 79명, 자민련 43명 등 여권이
1백22명, JP총리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신당 의원이 8명이다.

반면 당론으로 인준반대를 표명하고 있는 신한국당은 1백61명에 이른다.

홍사덕 정몽준 강경식의원 등 무소속 3인중에서는 1명 정도가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산술적으로 여권이 절대적으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표는 과반수인
1백48표.

현재 확보하고 있는 1백32표(무소속 2인및 국민회의 자민련 국민신당
의원들이 전원 찬성표를 던질 경우)로는 16표가 모자란다.

여권은 무기명비밀투표가 실시될 경우 한나라당 소속의원중 구 공화계에
뿌리를 두고 있거나 민정계소속인 20여명의 의원들이 "JP총리"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분석하면서 근소한 승리를 점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일부 반란표를 인정하면서도 국민회의와 국민신당내에도
"JP총리"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어 이탈표를 15표 이내로만 묶어도 부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여튼 국회의 인준안 처리 결과는 표결무산 가결 부결의 세가지 경우로
결말 지어진다.

<>한나라당이 백지투표나 기권을 할 경우=한나라당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탈표를 막고 집단적인 의사표시를 할수있어 어떤 경우든 한나라당이
타격을 받지않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정면 표대결에 불안해하고 있는 여권도 한나라당이 이 방법을 선택하길
내심 바라고 있다.

"JP"가 비록 서리지만 확실히 총리를 맡을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여권은 투표 무효를 선언하고 김대중 대통령은 JP를
총리서리로 임명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 고건 총리가 각료제청권을 행사하고 물러날지, JP가 "정치권의
관례"를 내세우며 위헌논란에도 불구 각료제청권을 행사할지는 아직 미지수
이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가결될 경우=당연히 JP가 총리로 임명돼 즉각 각료
제청권을 행사, 금명간 새내각을 출범시키게 된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즉각 지도부 인책론이 제기될 것으로 예측되는데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당의 분열까지 초래될 가능성
이 높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부결될 경우=김대통령이 다른 사람을 총리로 지명해야
한다.

물론 새총리 지명자는 후보단일화 협상에서 약속한대로 자민련측에서 나와야
한다.

박태준 총재나 김복동 수석부총재, 김용환 부총재 등이 거론될수 있다.

김대통령은 누구를 임명하든 총리서리체제로 내각을 이끌어 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총리 임명동의를
둘러싸고 또 한차례의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