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5일 밤 청와대에서 김종필 총리지명자, 박태준 자민련
총재와 만나 총리임명동의안을 처리될수 있도록 앞으로 2~3일간 야당을
설득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따라 새내각 발표는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게 됐다.

이날 회동에서 3인은 야당의 총리임명동의안 처리거부에 따른 국정공백을
피하기 위해 우선 총리서리를 임명, 새정부의 조각을 추진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박지원 공보수석은 밝혔다.

박수석은 "야당이 총리인준을 위한 투표자체를 거부할 경우 총리서리를
임명할수 있다는 헌법학자의 유권해석이 있었다"며 "그러나 당장 총리서리
체제로 들어가는 것은 국민의 여망에 따르지 못하는 것인 만큼 2~3일간 더
야당을 설득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수석은 또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반드시 국회에서 총리인준이
이뤄져야 한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날 배석한 박상천 국민회의 원내총무와 이정무 자민련
원내총무에게 "김총리지명자가 명예스럽게 인준되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하고
야당측에 다시한번 총리인준투표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는 총리인준처리가 늦어질 경우 차관을 우선 임명하는
방안과 고건 총리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공포하는 방안도 검토됐다고
박수석은 전했다.

이날 오후 총리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본회의는
한나라당소속 의원들이 불참하는 바람에 자동유회됐다.

한나라당 이상득 원내총무는 "본회의에 참석할 경우 여야간의 물리적인
충돌을 피할수 없다"며 "기권도 하나의 의사표시이기 때문에 김총리지명자에
대한 반대당론에 따라 본회의에 불참키로 했다"고 말했다.

< 김수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