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26일 당선자비서실장에 김중권(58)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고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이 밝혔다.

"청와대가 새롭고 참신한 정책적 아이디어의 산실이 되도록 해 대통령
프로젝트와 통치철학을 뒷받침하고 실천하겠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비서실장에 임명된 김중권(58) 전청와대정무수석
비서관은 이날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청와대는 부처통괄 조정기능 등 일상적인 행정행위에 빠져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서실개편방향과 관련, 김 실장은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담당할 정책
기획수석이 수석중의 수석이 돼야 할 정도로 대단히 중요하다"며 "당선자는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통치이념에 대해 정책의미를 부여하고 국민지지를
이끌어내는 정무.홍보기능을 강화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자신의 발탁배경과 관련, "당선자께서는 대선에서 드러난 동서
분열, 영호남분열에 가슴아파하고 계신다"며 "경북울진 출신이라는 점과
청와대정무수석을 거쳐 청와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인사가 전문가 테크노크라트 능력본위에 비중을 두는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대선직전 DJ캠프에 합류한 김 비서실장은 지난 20일 22일 25일 세차례
김 당선자를 면담했고 25일 최종 통보를 받았다.

김 비서실장은 고대 법대를 졸업한뒤 고시 8회로 대구지법과 서울고법
판사 등 10여년간의 법조인 생활을 했고 5공출범과 함께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81년 11대때 경북 영덕.청송.울진에서 민정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뒤
12,13대 등 3선을 기록했다.

92년에는 노태우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이때 그는 노전대통령의 지시로 20억원의 "위문금"을 김 당선자에게 전달
하기도 했다.

정무수석에서 물러난 뒤 민자당에 복귀, 14대때 울진에서 다시 출마했으나
무소속 이학원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뒤 정계에서 물러나 DJ캠프 합류직전까지 단국대 교수와 일본 도쿄대
법학부 객원교수 등을 지냈다.

김 비서실장은 이날 "애착심을 갖고 있는 경력이니 단국대 교수를 했다는
사실을 꼭 써달라"고 주문했다.

온건 합리적 성품에다 침착하고 조직적인 업무처리 능력이 뛰어난 이론
겸비형으로 알려져 있다.

신학대학원을 나온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면서 의원생활중인 지난 88년
단국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학구파.

부인 홍일명(51)씨와 1남 3녀를 두고 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