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출범하게 된 "김대중"의 "한국호"는 앞으로
5년간 수많은 격량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이에 따라 "김대중정부"의 국가경영방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각별할 수
밖에 없다.

김대통령당선자는 1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대내적으로 "정의실현", 대외적으로 "약속이행"을 국정운영 방향의 중심축
으로 제시했다.

정의실현은 정치분야에서 민주주의 정착,경제분야에서 철저한 시장경제,
사회복지분야에서 취약.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로 표현됐다.

또 대외적 약속이행의 연장선상에서 국제통화기금(IMF)협약의 준수방침을
거듭 확인했으며 북한에 대해서도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촉구했다.

<> 정치분야 =김 당선자는 "다시는 이 나라에 정치보복이나 지역차별, 계층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단호히 잘라 말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모든 차별을 일소하고 모든 국가구성원의 권익을 공정
하게 보장함으로써 다시는 이땅에 차별로 인한 대립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천명, 국민적 화합을 강조했다.

김당선자는 또 줄곧 주장해온 대로 참여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매년 2차례
이상 TV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를 약속했다.

명실상부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조례제정권과 인사권의 지방이양, 지방
경찰 창설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 경제분야 =IMF 협약에 대한 성실한 준수 의지를 특별히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고통이 따르지 않는 개혁은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이같은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해 IMF가 요구하는 국내 경제개혁을 철저히 이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철저한 시장경제 시행 <>대담한 시장 개방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활동 여건 조성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유치
노력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 보장 등을 제시하며
"기업천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자는 특히 "더 이상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횡포에 희생되지 않도록
공정한 경쟁을 정착시키겠다"고 강조, 평소 소신대로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특별배려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대기업에 대해선 권력의 "사슬과 비호"로부터 모두 해방시키겠다고
밝혔다.

<> 사회분야 ="서민 권익 보호"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의 배려를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장애인과 노약자에 대한 배려로 "우리 국민 어느 누구도
나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할 능력과 의욕이 있는 노인과 장애인들에게도 고용의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말한뒤 "새정부는 실업문제해결에 최대 역점을 두고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외교.안보분야 =강군육성과 함께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국에 대해서도 한반도 평화 보장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모든 조약과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국제
사회의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 남북관계 =김 당선자가 4자회담의 지속적인 추진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KEDO)에 의한 북한 경수로 지원사업의 계속 의사를 밝힌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다짐이자 북한에 대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남북관계에선 남북직접대화에 비중을 뒀다.

그는 특히 "남북합의서는 남북 양쪽이 함께 준수해야 할 국제적인 조약"
이라며 북한에 대해 합의서 이행을 촉구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남북대화를
제안했다.

그는 "현재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며, 남북한간의 교류와
협력"이라며 "통일은 그 이후 점진적으로 실현해야 할 문제"라고 밝혀
성급한 통일논의도 경계했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