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후보는 정부조직의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회창후보가 "깨끗한 정치, 튼튼한 경제"를 위한 국가대혁신 과제로
제시한 일곱가지 개혁에서도 이를 언급할 정도다.

이후보는 이에따라 과거의 군림하는 정부에서 작고 깨끗한 정부, 생산성이
높은 첨단정부, 전문성이 뛰어난 공무원과 서비스하는 정부로 개혁의 가닥을
잡고 있는 상태다.

물론 이후보는 정부조직의 개편은 단기간내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집권후 국가진단을 받은 후 세부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개편의 방향은 대략 <>총리실의 위상강화 <>비대조직의 축소 <>업무영역에
따른 재배치 등으로 보고 있다.

우선 최근의 경제위기에도 불구, 정책실기가 잦아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
하지 못하고 있는 재경원의 기능축소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재경원의 공룡화는 관료조직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타 부처의 업무영역을
침해, 절름발이식 행정을 양산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재경원의 기획과 정책집행기능을 분리, 예산기능을 총리실 산하에
두거나 별도 부처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미국의 무역대표부(USTR)와 같은 통상전문기구를 신설, 가중되고 있는
외국의 시장개방압력에 효율적으로 대처한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인 개편방향이 나온 상태는 아니지만 통산부 외무부 등 통상무역관련
부서를 통산부 산하기구나 대통령 직속기구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소 유동적이지만 현재로선 대통령 직속기구로 두는 안이 유력한 상태다.

한나라당은 또 정무2장관실 보훈처 보건복지부 등에 분산돼 있는 여성정책
관련부서를 통합, 여성부총리가 조직의 장을 맡는 "사회복지원"을 신설할
계획이다.

새로운 부처의 신설은 작은 정부를 실현하겠다는 당초의 의지와 상반되는
면도 있지만 여성의 지위향상이라는 차기정부의 정책목표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게 당지도부의 설명이다.

이밖에 창의적이고 기술집약적인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통산부 산하의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하고 청와대에 중소기업 특별보좌관을 설치
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는 차기정부가 추진중인 신산업정책의 핵심으로 자금 기술 인력을
중소기업에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전제인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