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이 21일 한나라당 이회창후보의 둘째 아들 수연씨가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 신장을 조작했다며 병역법 위반혐의로 고발을 검토중
이라고 밝힘에 따라 각당 대선후보들간에 "병역면제의혹"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정치권은 이같은 병역 파문이 1위와 2위권간 지지도 격차가 10%선 이내로
좁혀지고 있던 대선구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회의 천용택의원과 최근 입당한 예비역장성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수연씨는 90년1월 신장 1백65cm에 체중 41kg으로 면제판정을 받았으나
93년 6월부터 근무한 효성생활산업 입사기록엔 신장 1백60cm, 체중 48kg으로
돼 있음을 회사 인사관계자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의원 등은 "신장이 1백60cm일 경우 체중이 41kg이더라도 현역판정대상이기
때문에 신장을 조작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외국에 도피중인
수연씨를 국민과 언론에 공개하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이회창후보 가족은 물론 처가 및 사돈 가족의 20~30대 장정
10명 가운데 정상적으로 현역복무를 마친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다"며 "두
아들과 사위 최명석씨, 처가쪽 4명 등 모두 8명이 정상적인 현역복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신당측도 이날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 신장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한
진상공개와 함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대해 한나라당 이사철대변인은 "국민회의측은 이총재의 형제 자매와
본인의 자손중 단한사람도 병역을 필한 사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총재를 포함, 8명이 병역을 필했다"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또 "우리당이 자체조사한 결과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친인척
중 병역을 미필한 사람이 김총재 본인을 비롯 6명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
했다.

한나라당이 이날 제시한 "김대중총재 친인척 병역사항"에는 39명중 5명이
병역을 미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