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가 12일 잠실 올림픽펜싱경기장에서 개최한 중앙당 후원회 모금
행사는 야당행사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회의 자민련측 당원과 후원회원을 비롯 3천여명의 기업
관계자 등 모두 1만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됐다.

김대중 총재, 자민련 김종필 총재 박태준 의원 등 DJT 3인이 연대함으로써
기대했던 시너지효과가 좀처럼 입증되지 않아 속을 태우던 양당 관계자들은
이날 행사의 성공에 무척 고무된 듯했다.

특히 야당행사에는 성의만 표시하던 오너급 기업인들이 외부노출을 꺼려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전화 등을 통해 선전을 기대한다는 인사말을
전해오고 실무자들을 대신 파견, 기대이상의 "거금"을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회의측은 다른 후보못지 않은 "실탄"을 준비할수 있게 됐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후원회의 모금목표액은 1백억원.

몇개월전 중앙당 후원회 행사시 설정했던 20억원의 5배에 이른다.

이날 후원회를 앞두고 기업들은 치열한 눈치 작전을 펴는 모습이었다.

기업관계자들은 대체로 자금사정이 종전처럼 여의치 않아 많은 돈을 낼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만년야당 대하듯 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지 않기 위해 고심
하는 듯했다.

모그룹관계자는 "초청장을 받고 얼마를 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면서 "이곳저곳에 수소문해 금액을 정했다"고 말했다.

정치자금법상 법인의 경우 정당에 낼수 있는 후원금은 연2억원.

기업들은 얼마를 냈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지만 1천만~5천만원
선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는 이번 후원회 모금액과 국고보조금 1백억원, 김총재 등의 특별
당비 수십억원, 오는 30일까지 계속되는 당직자 소장품 전시회의 서화 판매
대금, 자동응답전화 모금액 등으로 법정한도인 3백10억원을 충당, 대선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후원회모금액에는 김총재가 낸 5억원이 포함돼 있다.

또 후원회 회장과 부회장인 김봉호 김인곤 의원은 각각 3억원씩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 3역과 상임위원장급은 2억원, 부총재단과 3선이상(호남지역은 재선이상)
의원들은 1억원, 나머지 의원과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은 5천만~8천만원의
모금액이 할당됐다.

물론 일부 의원과 위원장의 경우 "자금동원능력"을 고려, 할당금액이 하향
조정됐다.

아무튼 김대중 총재는 이날 자민련조직을 포괄하는 선대위출범과 "성공적인"
후원회를 통해 선거승리에 필요한 양날개인 조직과 자금을 구비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허귀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