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의원이 4일 자민련에 입당함에 따라 김대중 총재를 단일후보로 하는
"DJP연합"은 큰 힘을 얻게 됐다.

박의원의 합류는 "DJP연합"을 호남과 충청 그리고 TK(대구.경북)을 포괄하는
전국적 연대의 틀로 확대한 것으로 평가할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의원이 TK출신인데다 구 민정계의 수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박의원
의 합류는 "반DJ정서"를 갖고 있던 이 지역주민들과 보수층을 지지세로
끌어들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곧 신한국당내 내각제 세력이나 구 민정계출신 인사들
이 대거 영입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박의원은 이날 입당식에서 "신한국당에는 옛 친구들이 많이 있다"며
""DJP연합"이 추구하는 원대한 구상을 이해하는 분이 있는지, 장차 같이
일할수 있는 분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영입작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박의원은 또 "DJP연합"에 반발하고 있는 자민련내 일부 TK의원들에 대해서도
"동요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이 앞장서서 무마에 나설 뜻을
밝혔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TK출신의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TK에서의 "DJ지지
확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의원의 총재직 추대를 둘러싸고 당내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는데다
일부 TK의원들도 "박의원이 당총재직을 맡는 것과 내 거취와는 무관하다"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박의원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부 충청권의원들은 박의원의 총재직 추대에 대해 "당을 완전히 TK에게
내주는 것이 아니냐", "총재가 소속의원들의 의견도 듣지않고 일방적으로
총재직을 이양할수 있느냐"며 당지도부에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거취를 고심중인 이의익 의원은 "정치구도 자체가 잘못됐는데 박의원의
입당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이번주까지 지역여론 등을 들은후 최종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안택수 대변인도 ""DJP연합"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역여론이 너무
안좋다"며 2~3일후 최종결심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의원이 자민련내 TK출신의원들을 끌어안고 당을 추스리면서 김대중 후보의
당선에 기여할수 있을지는 이제 그의 정치력에 달려있는 듯하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