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마치고 24일 오전 당사로 돌아온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대화내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 김대통령 =국민불안을 야기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이는 공정선거를
저해하는 것이다.

신한국당의 비자금폭로는 사전에 몰랐다.

나중에 듣고 놀랐다.

내가 미리 알았다면 반대했을 것이다.

<> 김총재 =정계개편 얘기도 있는데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나.

<> 김대통령 =나는 그 문제에 전혀 관계가 없다.

공정선거만 생각하겠다.

정치판일에는 개입안한다.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 또 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

국민이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겠다.

사후보장얘기를 하는데 불유쾌한 일이다.

누가 나를 보장하겠나.

잘하면 잘한대로, 못하면 못한대로 국민과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김총재는 이 말을 전하면서 김대통령이 이 점을 상당히 강조했다고 함)

<> 김총재 =중립을 얘기하지만 우려할만한 상황이 있다.

그러니 청와대 비서실에 대해 정치개입 오해가 없도록 해달라.

<> 김대통령 =그렇게 하겠다.

<> 김총재 =안기부 검찰 경찰 등도 중립을 지키도록 지시해달라.

<> 김대통령 =이미 지시했다.

그렇게 하고 있다.

그 점에 대해 걱정말라.

내가 과거 얼마나 (안기부 등으로부터) 당했는지는 김총재도 잘 알지 않나.

그런 점 생각하면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것이다.

<> 김총재 =당적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 김대통령 =누구에게 특별히 불리한 일은 없을 것이다.

걱정말라.

<> 김총재 =경제가 어려우니 대통령은 경제에 전념해달라.

거시지표상 나쁘지는 않지만 외환 등 당면문제는 심각하다.

동남아 사태를 교훈삼아 대통령이 잘 봐달라.

<> 김대통령 =외환위기에 대해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대처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