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은 김대중총재의 비자금 관리의혹이 대선구도를 부패한 보수세력과
3김청산을 주장하는 개혁세력의 대결로 변모시켜 "여당불패" 신화를
이어가게 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날 폭로는 "20억+알파"설이 제기됐을때 한푼도 더 받지 않았다는
김총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어서 김총재의 신뢰성에 치명타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급진전되고 있는 "DJP 단일화"를 주춤하게 하고 지지율 2위
굳히기에 고심하고 있는 이인제 전지사를 밀어내는 호기로 판단, 당 내부는
상당히 고무돼 있다.

따라서 신한국당은 폭로전에 임하면서도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여론조사 1위인 김총재를 끌어 내릴수 있는 호재를 투표일 직전까지
두고 두고 활용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증빙자료 수준 등을 감안하면 공안당국 등의 "지원"을
얻은게 아니냐는 정치권의 의혹스런 시선에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

강삼재 사무총장도 이를 의식,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제보에
힘입어 증거를 확보하게 됐다"며 야당의 역공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 김태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