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단일화냐 독자출마냐. 둘중의 하나다"

자민련 당직자들은 22~23일 김종필 총재가 당 소속의원들과의 연쇄 조찬
간담회에서 밝힌 입장을 이렇게 정리했다.

내각제를 고리로 한 여권과의 연대, 소위 "보수대연합"은 더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총재는 23일에도 "내가 여기저기 기웃거린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후 내각제 실현을 위해 일관된
길을 걸어왔다"며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와는 연대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관련 안택수 대변인은 "김총재가 내각제와 관련, 여권에 대해 주장한
것은 김영삼 대통령에게 임기내 개헌을 촉구한 것 뿐"이라며 "이대표에게는
어떠한 연대제의도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총재는 이날 "최종결심은 "정치적 격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10월에
가서야 하겠다"며 "나를 믿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당직자들은 "신한국당 이대표가 총재직을 이양받은후 신한국당의
분열이 가속화되면 자민련의 캐스팅보트가 위력을 발휘할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라며 "결심을 늦춘다고 선택의 폭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
하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민련내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DJP 단일화"가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로 많은 당직자들은 단일화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DJP 단일화"보다는 "독자출마"에 무게를
둔 발언을 많이했다.

9월30일까지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박철언 부총재는 다른 의원들
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고 급기야는 김총재로부터 "나하고 당을 같이 하기
싫으면 나가라"는 말까지 들었다.

같은 대구출신의 이의익 의원은 "김대중 총재로 단일후보가 되는 것에 대해
대구시민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