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추진회의(대표 김원기)가 대선정국에서의 마지막 선택에 고심하고
있다.

통추는 이인제 경기지사가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등 정국 기상도가 급변하자
마땅한 행보를 잡지 못하고 방황해 왔으나 추석연휴가 끝나는대로 어떤
형태로든 진로를 결정짓기로 구성원들간 의견이 모아진 상태다.

현재 통추는 내부적으로 <>민주당 조순총재 지원 <>국민회의 김대중총재
와의 협력 <>이지사와의 결합 등을 놓고 의견을 조정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쪽도 전체의 뜻으로 선택하기에는 내부조정이 쉽지 않은 상태
이다.

먼저 민주당 조총재를 지원하는 것은 현재로서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조총재측과의 협상창구인 김정길 전의원은 최근 조총재와 만나 통추의
합류를 위한 전제조건에 대해 협의했으나 기대한 답변을 얻지 못하고
"도와달라"는 추상적인 언질만 받고 돌아왔다는 후문이다.

김 전의원은 "조총재가 민주당을 국민정당으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가시화하기 전에는 민주당 참여가 어렵다는 것이 통추내부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대중 총재와의 협력문제에 대한 통추내부의 입장은 더욱 혼란스럽다.

김총재에 대해 소장층은 "야권분열의 원조" "3김청산의 대상"으로 지목
하면서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김원기대표나 홍기훈 전의원등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인사들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위한 차선책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통추 내부에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카드는 이지사와의 결합론.

3김청산과 세대교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이지사와 힘을
합쳐 새로운 정치세력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통추 구성원들은 이지사가 갖고 있는 "득표력"은 인정하면서도
이지사 개인에 대한 평가는 인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통추 일부 인사들은 조총재와 이지사의 연대를 통해 통추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통추가 상임집행위에서 특정정파의 지지를 선언할지 아니면 구성원들간의
입장조정에 실패해 분열의 길을 걸을지는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