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후보 경선이후 급격히 세 위축 조짐을 보여온 신한국당내 민주계가
"집단행동"에 대비한 전열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특히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문제에 대한 이회창 대표측의
"악수"로 후보교체론을 공론화할 호기를 잡았다고 보고 강공드라이브로
밀어붙일 태세다.

민주계의 한 관계자는 2일 "전.노씨 사면문제에 관한한 이대표가 완전히
상황을 잘못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두 아들의 병역문제로 수세에 몰린 이대표가 국면전환을 통한 지지율
제고에 다급해진 나머지 패착을 둔 것 같다"는 이 관계자의 지적은 민주계
내부의 기류를 잘 반영해주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대표측의 정치적 미숙함 때문에 민심도, 표도 잃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게
민주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전.노씨 사면으로 일부 보수세력과 대구.경북지역의 지지는 다소 얻을수
있을지 모르나 전체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20대이상 젊은 층의 표를 잃게
될 경우를 간과했다는 얘기다.

민주계는 이에 따라 오는 8일 열릴 예정인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
에서 서청원 의원 등이 중심이 돼 후보교체론을 강도높게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제 경기도지사가 이날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경선이후 주변 상황이
크게 변하고 있다"며 빠르면 금주말께 지사직을 사퇴할 뜻을 밝힌 것도
민주계의 이같은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이지사는 이날 저녁 서울대 법대 동창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1주일내에 꼭 중요한 첫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대표가 후보교체론을 주창하고 있는 민주계를 겨냥, "당의
울타리를 벗어나려는 사람을 붙잡지 않겠다"고 언급한데 대해 "신한국당은
이대표 개인의 당이 아니다"며 "누가 누구보고 나가라고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지사의 이같은 대응은 민주계 일각의 "이대표에게 백의종군을 요구하되
여의치않을 경우 출당해야 한다"는 주장과도 맞물려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민주계의 고민은 이지사를 "대안"으로 거론중이긴 하나 다른 견해도
만만치 않다는데 있다.

민주계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맞붙을 대항마로 누구를 어떻게 내세우기
로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