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문제를 놓고 여권핵심부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당내에서 후보교체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회창 대표가 국면
타개용으로 전격 건의키로 한 "추석전 사면"을 김영삼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한국당내에서는 이대표를 중심으로 당력을 결집해 나가려는
주류측과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비주류측의 힘겨루기에 상당한 파장이
일 전망이다.

김대통령은 2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노 두 전직대통령의 추석전
특별사면과 관련, "임기중 언젠가는 사면을 검토하겠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고 밝혔다고 문종수 민정수석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역사적 사법적 의미를 도외시
한 채 정치적 고려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문수석은 추석전 형집행정지 가능성에 대해 "추석전에 이들 두 전직대통령
에 대한 형집행정지도 물론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날 저녁 긴급면담을 요청한 이대표와 청와대에서
심야회동을 갖고 이대표로부터 사면건의를 하게된 취지 등을 보고받앗으나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역사바로세우기의 의미가 있다"
며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전직대통령의 사면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