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한동 고문이 경선 낙선이후 한달여동안의 칩거를 깨고 22일
내각제 추진을 위한 새 정치세력 규합과 "7.21 경선" 불복의사를 내비쳐
귀추가 주목된다.

이고문은 이날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도덕정치국민운동연합 창립 7주년
기념 강연회에 참석, "권력의 1인 집중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중.장기적
으로 내각제나 이원집정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도덕적으로
건전한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고문의 이같은 발언은 내각제 등의 추진을 위해 자민련 김종필 총재
박태준 의원과 여권세력까지 포괄하는 "보수대연합" 추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현행 헌법에 내재된 내각제적 요소를 충분히
활용해 권력집중의 폐단을 줄여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집권당 총재직 겸직
금지 <>국회의장 당적이탈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촉구했다.

이고문은 "대통령 중심제를 잘못 운영하면 중우정치로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라며 "국가 지도층에서 이 문제를 놓고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정권을 지탱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가 아니라 도덕성이라는 점을
올해들어 국민들이 실감하고 있다"면서 "도덕성이 붕괴되면 (민주적 절차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언급, 박찬종 고문 등이 제기하고 있는 후보
교체론에 힘을 실어줬다.

이고문이 "항간에 "무전입대 유전면제"라는 말이 퍼져 있다"며 "국가지도자
와 사회상류층이 도덕성을 건전히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 요건"이라고 이회창
대표를 정면 공격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수 있다.

그는 유럽 귀족의 의무를 뜻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로마인들의 군복무
에 대한 명예감을 들어 "이같은 도덕성이 강대국을 유지하는 윤리적 도덕적
정신"이라고 지적하고 "국민은 도덕성을 믿을수 있는 정치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상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