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이 21일 후보단일화협상 소위에서 오는 9월말까지 대통령
단일후보를 확정키로 합의, 양당의 단일화 협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협상시한을 명문화하는데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자민련이 조기타결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지지부진하던 단일화협상에 진전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양당이 시한을 앞당기기로 했다고 해서 단일화 협상의 타결 전망이
밝아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누구를 단일후보로 내고 언제 내각제로 개헌을 할 것인가, 또 집권할 경우
정권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등 핵심쟁점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양당간에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민련의 경우 "조기타결"쪽으로 방향을 잡은 배경은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하락하고 있는 김종필 총재의 지지도를 만회할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민련 내부에서는 상당수 의원들이 김총재의 지지도 하락의 근원을
지지부진한 후보단일화 협상 때문인 것으로 지적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조기에
마무리지을 것을 당 지도부에 강력히 요구해왔다.

자민련의 협상시한을 앞당긴 것은 타결의 분위기가 무르익었기 때문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조기에 결론을 내려야 새로운 선택의 여지를 찾을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용환 부총재는 이날 회의가 끝난후 "9월말까지 후보를 단일화하겠다는
것은 그 시점에서 다시 한번 논의를 정리해 후보단일화의 결론을 내리자는
것"이라며 협상의 "타결"보다는 "마무리"쪽에 무게를 둔 것도 이같은 당내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당간의 후보단일화 협상은 이제 지루한 탐색전을 끝내고 실질적인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누구를 단일후보로 할 것인가에 대한 양당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데다, 이인제 경기지사 등이 출마해 대선국면이 다자간 구도로
확정될 경우 협상자체가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